도서관은 일반적인 우주 바깥에 존재하는 장소로, 지금까지 쓰여진 거의 모든 책과 한 번도 존재한 적 없는 다수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은 물론, 다른 세계로까지 통하는 문들이 있죠. 만약 서가 꼭대기로 기어오른다면, 눈에 들어오는 곳까지 전부 서가일 겁니다. 벽이 있고, 한계가 있지만, 인간이 만든 그 어떤 건물보다도 큽니다.
도서관은, 적어도 모두가 알기로는, 책과 정보를 모으고 열람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아무나 책이나 다른 자료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 운영 방식의 대부분은 이용객들에게 수수께끼입니다. 보존서고와 같은 일부는 오직 선택받은 극소수에게 공개되었고, 다른 것들은 사서들을 통해 열람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는 간단한 규칙 몇 가지가 있습니다. 제 시간에 책을 반납할 것. 책을 손상시키지 말 것. 책을 훔치지 말 것. 도서관 기물을 손상시키지 말 것. 도서관에 있는 이들에게 해를 끼치지 말 것. 사서들은 이 규칙을 따르지 못했거나 따르지 않은 이들로 되어있습니다.
사서들은 도서관의 경비원으로, 매일의 유지관리를 감독합니다. 이용객은 다음 세 부류 중 한 명을 만나게 될 겁니다.
기록사(Archivist)들은 도서관 본관의 책상에서 일합니다. 그들은 눈이 없지만, 도서관 내의 어떠한 책이라도 본능적으로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를 압니다. 그들은 또한 도서관 카드를 배포하고, 사람들에게 책을 대출해주며, 누가 어떤 책을 빌렸는지를 기록합니다. 만약 귀하가 책상 밑을 살펴본다면, 그들에게는 다리가 없고 대리석 바닥에 박힌 의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보게 될겁니다.
급사(Page)들은 도서관의 책들을 다시 책꽂이에 꽂아놓습니다. 그들은 여섯개에서 열 개의 팔과 휘어진 다리 그리고 작달막한 몸을 가지고 있어 기어오르는 것을 아주 잘하며, 사다리도 없이 가장 높은 책꽂이에 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거의 땅을 밟지 않습니다.
해설사(Docent)들은 도서관 내부를 안내하며, 어디서 어떤 책을 찾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규칙의 위반을 적발하기 위해 서고를 활보하고 다닙니다. 해설사들은 완벽할 정도로 침묵을 지키는데, 사실은 입이 없습니다. 그들의 왼손이 있어야 할 곳에는 쇠사슬이 돋아있고, 이 사슬은 절대로 어두워지지 않는 황동 등불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해설사들은 특히 적대적인 개체들에 대항해 도서관의 방어 전선으로 활약합니다. 어떤 이들은 적대적인 개체가 길을 통과하기도 전에 해설사들이 그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 주장은 논란이 상당히 많습니다.
길(Way)은 다양한 세계와 현실 사이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거의 모든 세계와 적어도 하나 이상의 길로 연결된 길들의 연결점입니다.
각각의 길은 일종의 문입니다. 말 그대로의 문에서 아치나 거울 같은 물건일 수도 있죠. 길을 지나가려면 "두드려야" 합니다. 즉, 특정한 행동을 취하거나 일정한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말입니다. 올바르게 휘파람을 불거나, 일곱잎 클로버를 가지고 오거나, 《용쟁호투》 VHS판을 재생해야 할지도 모르죠. 그런 식입니다. 길을 "두드린" 뒤, 안으로 걸어들어가면, 새로운 세계에 와있게 됩니다.
모든 길이 도서관으로 향하는 건 아닙니다. 어떤 것들은 다른 세계로 향하고, 어떤 것들은 같은 세계의 다른 장소로 향하기도 합니다. 가장 똑똑한 이들도, 뱀의 손에 있는 이들까지 포함해서, 길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작동 방식에 어떠한 논리가 있다면, 아무도 그걸 밝혀내지 못한 것이지요.
뱀의 손(Serpent's Hand)은 초자연적 현상이 억압받거나 비밀이 되어서는 안된다 생각하는 이들입니다. 저마다의 이념은 크게 다를 수 있으며, 수단도 마찬가지입니다. 견고한 조직이라기보다는 느슨한 정치운동에 가깝죠. 회원에는 다른 이들에게 자기가 배운 걸 보여주고 싶은 일반적인 사람에서 이능력을 타고난 이도 있고, 심지어는 인간 사회에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비인간 개체들도 존재합니다.
이 집단의 나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잇지만, 대다수는 적어도 19세기 후반에는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당시에 손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도서관에 출입할 수 없었습니다. 1967년이 되어서야 손이 도서관을 "재발견"했지요.
손이 도서관과 긴밀한 관계이기는 하나, 둘 사이에는 공식적인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도서관은 손의 작전 기지와 일반적인 사교 장소로 사용되나, 손은 어떠한 유의미한 형태로도 도서관의 소유권이 없습니다.
뱀의 손에는 하나의 지휘부가 있는 게 아닙니다. 여러 서로 다른 파벌과 분파들이 뱀의 손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저마다의 아젠다를 따라 행동하죠. 손의 유일한 회원 기준인 "기꺼이 자신을 손의 일원이라 여기는 마음"의 기능이 바로 체계의 부재입니다. 무엇보다 뱀의 손은 세계들을 보다 잘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우산입니다. 회원을 필요로 하지도, 뭔가를 약속하지도 않습니다.
그렇기에 손에는 행동이나 학문적 성취 또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더 큰 영향력을 가진 특정 인물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 한 명이 L.S.로, 손의 보다 더 급직전익 파벌의 지도자입니다. 재단이나 세계 오컬트 연합 같은 단체들을 회피하기보다는 그들과 맞서 싸우면서, L.S.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유명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