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못하는 지상의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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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무궁무진한 기억이라니?” 블루버드가 상인의 손에 들린 직사각형 유리 조각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왜 무궁무진한 기억에 이렇게까지 값을 치러야 하지?”

상인은 대답하는 대신 살짝 웃었다. 블루버드는 이 상인이 언제나 조금 짜증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항상 이런 의기양양하고 무심한 태도였다. 하지만 그녀는 아주 조금일지라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어쨌든 다크의 사람들 중에서는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두 개의 이유가 있죠.” 상인이 말했다. “하나, 시기. 이 무궁무진한 기억의 시기가 셀 수 없이 먼 영겁 이전이라는 걸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리 설득력이 없는데.” 블루버드가 말했다. “지금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멍청함만 담은 많은 고대의 기억에 돈을 쓴 적이 있거든. 그리고 이건 무궁무진한 기억이란 말이지. 그러니 여러 짜증나는 방식 때문에 바뀔 수도 있단 말이잖아.”

“그럼 두 번째 이유.” 상인이 웃었다. “이 무궁무진한 기억의 주인에 대한 겁니다.”

블루버드는 회의적인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 팔짱을 꼈다. “누군데?”

상인은 작은 램프를 열고 광선 하나만 내뿜을 때까지 초점을 맞췄다. 광선은 그림자 상점의 어두운 안개 속에서 유난히 밝게 빛났다. 그녀는 조각을 문지르고 광선 앞에 놓았다. “와서 봐 보시죠.”

블루버드는 몸을 앞으로 구부려 보았다. 흐린 유리를 통해 춤추는 이미지를 보자, 블루버드의 눈이 커졌다.

“그래.” 블루버드가 말했다. “값을 지불하지. 무엇을 요구하든 이것에 대한 값을 치르겠어.”


그 날에

남자는 도시 사이의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에서 카인 벤 아담을 찾았다. 그의 구릿빛 피부와 텁수룩한 검은 머리는 바라보기에 아름다웠다. 그의 옷은 동물 가죽으로 만들어졌고, 눈으로 보기 즐거운 형태였다. 하지만 카인은 남자를 봐서 기쁘지 않았다.

남자는 그의 이름을 알았다.

“전 사제입니다.” 남자가 말했다. “몇 년 전, 당신은 제 마을을 지나갔지요. 그날 이후 당신을 따르고 싶었습니다만, 다른 사람들에 의해 저지당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농사가 끝장나고, 역병이 우리 마을을 휩쓸었습니다. 오직 저만이 제 자신만을 구할 수 있었고, 이후에 아무도 저를 붙잡지 않았습니다. 그 날 이후로 당신을 찾아다녔고, 마침내 오늘에 와서야 당신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카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제까지 거친 땅이나 자신의 저주에 맞설 정도로 힘이 퍼진 곳, 혹은 거주자들이 자신의 저주로 황무지가 된 땅을 다시 부활시킬 방법을 아는 곳으로만 다녔다.

만약 문명을 지나가야 할 때면, 카인은 평지를 피했다. 그는 오래전 자신의 저주에 범위가 있음을 발견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48큐빗, 혹은 자신의 키보다 12배 정도의 길이였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는 자신이 완전히 알기 전에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오히려 방랑벽에 사로잡혀, 완전히 깨어나지도 못한 채, 발길만이 닿는 대로 무아지경에 빠진 채 걸아가곤 했다. 그 시기가 지나면, 자신이 한 마을의 모든 수확을 파괴한 걸 자각할 수 있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카인이 말했다.

남자는 놀란 표정이었다. “ 당신은 카인입니다. 방랑자, 잊힌 아이들과 위대한 야수들의 아버지이십니다. 당신은 죽음의 신입니다. 다른 신이나 아류 신은 제 마을을 살릴 수 없었습니다. 전 그들을 한 때 숭배했습니다. 전 이제 그들을 경멸합니다. 전 이제 당신을 숭배합니다.”

“그들은 당신의 가족이었습니다.” 카인이 말했다. “만약 아니라고 해도, 그들에게 많은 죄 없는 죽음을 가져온 걸 기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절 시험하시는 군요, 저의 신이시여.” 남자의 이빨이 어슴푸레 빛났다. “내 당신에게 약속드리옵니다.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당신의 추종자이자, 당신의 사제가 되겠나이다!”

“어리석군요.” 카인이 말했고, 계속해서 걸었다.

남자가 그를 따라갔다.


태초에

낙인이 찍힌 후 오랫동안, 카인은 자신에게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고 말했다. 그의 저주는 신경 쓸 것 없었다. 신경 쓸 것 없도록 만들 터였다. 그는 슬픔과 죄책감을 삼키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방랑의 땅인 놋의 땅으로 갔다. 그곳의 땅은 곡식을 기르기엔 땅이 너무 거칠었고, 생명체들은 강인하고 이질적이기에 그의 저주는 그곳의 땅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곳에 정착하는 건 낙인이 찍힌 후로 자신의 속에 퍼진 방랑벽을 잠재우는 듯 했다. 그는 놋에서 새로운 삶을 만들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카인은 놀랍게도 자신이 나이를 먹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의 금속인 부분은 녹이 슬거나 부식하지 않았고, 피부도 주름이 지지 않았으며, 머리에 흰머리가 생기지도 않았다. 그의 기억은, 낙인이 찍히지 전이나 유년시절을 기억하려 하면 흐릿해지긴 했지만, 더 이상 사라지지 않았다. 자신이 늙어가는 걸 보여주는 건 자신의 갈색 눈이 흐릿해지고 밝은 파랑색이 되었다는 게 유일했다.

그는 인간의 무기처럼 시간이 주는 황폐화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확실히, 그의 저주는 더 이상 저주가 아니었다.


그 날에

남자는 스스로를 사제의 기술로 지탱해가며 카인을 따라 황무지 속을 걸어갔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남자는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죽어 마땅했습니다. 모두요.” 남자가 말했다. “이안나는 매춘부였어요, 아야는 거짓말쟁이고요. 벨슈누는 제가 어릴 때 막대기로 때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저만의 길을 고르도록 두지 않았어요. 말로 된 사슬들, 하지만 의미가 없는 사슬이죠. 우린 당신이 필요합니다라고, 그들이 말했습니다. 그들은 절 이용할 필요가 있었던 거죠. 무덤 속에서 썩어 문드러지라지!”

카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왜 말을 해주지 않으십니까?” 남자가 물었다. 그의 얼굴은 화가 나 붉어져 있엇다.

“전 제가 할 말을 전부 했습니다.” 카인이 말했다. “그리고 죽은 자들을 욕보이는 말을 하면 안 됩니다.”

“아마도 당신 말이 맞겠지요.” 남자가 말했다. “아마도 그들은 죽어 마땅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마 당신도 아예 신이 아닐지도 모르고요.”

카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걸 바라봤다. 햇볕이 머리 위로 내리쬐었다.

“당신이 신이 아니라면, 당신은 악마이겠군요. 그러면 당신은 죽어 마땅하겠지요.” 남자는 자신의 튼튼한 철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우리는 그 이야기가 사실인지 보게 될 겁니다. 아니면 당신은 제 손에서 끝장나게 되겠지요!”

카인은 남자가 다가올 때 가만히 서있었다. 그가 지팡이로 맞을 때, 고통을 느꼈지만, 항상 그랬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공격자는 뒤로 넘어져 기절한 채 땅에 엎어졌다.

카인은 얼이 빠진 채 자신을 쳐다보는 땅에 엎어진 남자를 보았다. 다행이도 그 타격은 제대로 된 게 아니었다. 남자는 고통과 멍 정도만 겪을 것이다. 뼈는 부러지지 않았다.

“전 신이 아닙니다.” 카인이 말했다. “아마도 전 악마이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전 당신의 손에 쓰러지지 않습니다.”

카인은 뒤로 돌아 걸어갔다. 잠시 뒤, 남자는 일어나 그를 따라갔다.


태초에

놋의 땅에서 카인이 계속 정착해서 사는 동안, 이마의 표식이 계속 자극을 일으켰다. 방랑의 욕구가 그의 가슴 속에서 커져갔지만, 카인은 그걸 무시했다.

대신, 그는 더 많은 도시를 세웠다. 도시들은 성장하고 번성했다. 그의 저주는 놋을 채운 길들에 퍼지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길들의 집합체에 자신의 도시를 세웠다. 그의 도시에 산 사람들은 수메르의 평지를 번성하게 돌보고, 다른 땅들을 비옥하게 하기 위해 이 길들을 통해 여행했다.

그래도 방랑의 욕구는 더욱 커졌다. 그리고 언젠가는 몇 달 동안 매일 밤 악몽도 찾아왔다. 그때마다 그는 일어나서, 울고, 감정에 묻혀 횡성수설했으며, 슬픔을 참을 수 없어했다.

그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자신의 저지를 죄의 여러 형태를 기억했다. 그는 형제의 피의 가능한 한 모든 혈색을 기억했다.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형제의 시신이 물었다.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영원히 이런 삶이 반복될 것이다. 카인은 깨달았다. 영원히 슬픔과 후회 속에 살게 될 것이다.

카인은 채울 수 없는 분노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는 천국에게 분노했다. 이건 당신이 잘못한 거야. 당신의 죄라고!

놋은 죽은 고대의 존재가 버린 피조물들로 가득 찼다. 고대의 존재의 친구인 카인이 손에 익혀둔 무기들. 카인은 이들을 분해하여 인류의 전쟁을 위한 새로운 무기를 만들었다. 그는 고대의 존재들의 죽은 피조물들을 완전히 되살리지는 못했지만, 이를 보상할 새로운 방식의 기계 장치를 만들 수 있었다. 이 무기들을 대가로 얻은 보물들로, 그는 더 많고, 더 큰 도시를 만들었고, 그리고 충분히 큰 도시를 만들었을 때, 그는 군대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이 군대를 가지고 전쟁에 나섰다. 그는 무지막지한 적들과 싸웠으며, 적들이 무기로 자신의 몸을 공격할 때, 그들의 무기가 사용자를 파괴하는 걸 보고 웃었다. 모든 문명이 그 앞에서 무너졌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저주를 땅을 더럽히는 데 썼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고통으로 가득 찼다. 그가 관여한 죽음이 많아질수록, 그의 고통은 커져갔으며, 그가 한 모든 짓에 대한 영원토록 정확한 기억이 이를 받쳐줬다.


그 날에

남자는 여전히 카인을 따라다녔다. 그의 신앙심과 그의 분노도 점차 사라졌다.

“제가 틀렸습니다.” 남자가 말했다. “전 그들을 사랑했어요. 그들의 죽음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전 당신을 찬양하고 싶었기에 이를 숨기려고만 했습니다.”

카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은 모든 필멸자의 위에 있는 힘이 있습니다.” 남자가 말했다. “당신은 그들을 되돌릴 수 있습니다. 모두를요. 그들이 갔던 길을 되돌아오게 할 수 있습니다.”

“전 죽음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카인이 말했다. “제 저주에 그런 편리한 기능 따위 없습니다. 그게 저주니까요.”

“당신은 당연히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절 시험하는 거겠지요. 이를 위해서 저는 무엇을 해야 하옵니까?”

“전 그들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카인이 말했다.

“당신에게 있어서 매우 작은 일 아니십니까.” 남자가 말했다. “제발.”

“전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전 세상을 돌아다니며 당신에게 부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제 치유의 힘은 대도시에서 많은 보물을 가져다주었지요. 전 그 일을 하고 얻은 모든 걸 당신에게 줄 수 있습니다. 전 당신의 종복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제 스스로 당신의 노예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음 가는대로 하소서. 전 당신의 사절이요, 당신의 전령이요, 당신의 사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전 당신이 원하는 모든 걸 할 수 있습니다.”

“당신과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발.”

카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태초에

카인은 더 이상 피를 흩뿌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이 방법으로 천국에게 분노를 표할 순 없었다. 그들을 실망시킬 뿐이었다. 하지만 대신 그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터였다. 그럼, 아마도 그의 저주 또한 더욱 견딜 만 해질 것이었다.

그는 그의 아버지처럼 가장이 될 터였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는 아벨이 될 수 있었던 게 될 수 있었다. 그는 영원토록 남을 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다.

진정한 가장이 되기 위해, 그는 가족이 필요했다. 그가 흘린 피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가족은 안 된다. 그 후에 온 잊힌 아이들도 안 된다. 아니. 그는 그를 싫어하는 이들이 인정할만한 가족이 필요했다.

그가 사랑하는 남자와 가족을 시작하는 건 안됐다. 아니, 그들은 될 리가 없다. 그는 자신의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남자를 짧게 생각했다. 그의 아버지 같은 전통적인 가장들이 여자로 생각하는 남자들. 아니, 그들도 안 된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을 남자라 생각하는 여자라고 그들을 볼 것이고, 엄격하게 심판을 내릴 터였다. 아니, 그는 보통의 여자가 필요했다. 이 땅의 모든 인간이 여자로 보고, 자신의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건강한 여자. 그리고 다른 아내들처럼, 같은 모습인 채로.

이를 해결하는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쉬웠다. 몇 년 되지 않아, 카인은 아내와 아들을 얻었다. 아들의 이름은 에녹이라 지었다. 그는 도시 이름을 아들 이름을 따서 지었다.

그의 아들은 아이들을 가졌다. 그 아이들은 또 아이들을 가졌다. 카인의 도시가 커져갔다.

방랑의 욕구는 계속해서 커져갔다. 그는 땅 위에 서서 경련을 일으키는 발작을 겪기 시작했고, 어쩔 때는 여러 날 동안 그러기도 했다. 그는 몽유병을 겪기 시작했다. 새벽빛이 뜰 때까지 도시 바깥 멀리 방황하다가 돌아왔다.


그 날에

남자는 여전히 카인을 따라갔다. 도시 사이에 있는 땅에서 눈과 진눈깨비를 뚫고 터덜터덜 걸었다.

남자는 이제 조용해졌으며, 가끔씩 목을 매는 울음소리로 침묵을 깨었다. 그는 먹고 마시길 그만 둔지 꽤 되었지만, 자신의 치료 기술을 통해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는 겨우 자신의 머리를 들었다. 그저 카인의 발자국을 따라 한 발 다음 다른 한 발을 옮겨놓았다.

그들은 네버라고 불리는 영원한 바다의 모래톱에 도착했다. 카인은 배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남자는 배를 만드는 일을 도울 수 없었지만, 카인은 도움을 원하지 않았다. 철로 만든 배의 부분을 만들고 구축하는 일은 이 남자에겐 완전히 생소한 일이었다. 카인은 이에 대해 많은 경험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저주가 위력이 약해지는 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배가 완성되었을 때, 남자는 카인과 함께 승선했다. 카인은 내쫓지 않고, 남자에게 노를 건네기만 했다. 그들은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다 멀리 떠나갔다.

남자가 얼은 눈물을 안고 더듬거리며 뱉었다. “전… 전 더 나은 아들… 더 나은 남편… 더 나은 치유사… 더 나은 인간이었어야 했어요…”

카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제가 죽였어요. 제가 그들을 죽였습니다. 그들을 버림으로써, 전 제 두 손으로 그들을 죽인 거나 마찬가지에요… 전 치유사입니다. 그들은 저에게 의지했습니다. 전 그들을 살리거나 그들 중 몇 명이라도 살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버렸습니다. 제가 그곳에 남았더라면…”

그들은 오랫동안 바다 위에 있었다.


태초에

이 감각 없는 방랑을 멈추기 위해, 카인은 자신을 에녹의 궁전에 가두었다. 방랑의 욕구는 줄어들고 느려졌지만, 언제나 존재하게 되었고, 그의 심장 밑에 일정하고, 무서운 박자로 울렸다. 그의 자식들과 손자들이 그의 밀실에서 그를 기쁘게 하려 했지만, 카인은 이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하루하루를 아무 생각 없는 무아지경 속에서 보냈다. 기쁨도, 고통도 없이, 그의 이마와 가슴에 있는 통증을 넘어선 채로.

놋 땅은 변해가고 이동해갔다. 카인의 도시 중 첫번째 하나가 무너졌고, 다음 도시도 무너졌다. 카인은 자신이 이 또한 엘로힘이 내린 벌이라고 느끼는 걸 알았지만, 신경쓸 정도로 충분히 느끼진 못했다.

그리고 에녹에도 멸망이 내려왔다. 궁전이 그의 머리 위에서 무너져 내릴 때에도 그는 궁전의 밑에 억류되어 있었다.

그는 고통을 느꼈지만 죽지는 않았다. 대신 고대의 도시의 돌무더기에 움직일 수 없게 묻힌 채 살아남았다. 카인은 생각했다. 아마도 자기는 이곳에 영원히 묻혀있을 거라고. 이것이 그의 마지막 벌이 될 것이라고.


그 날에

그들이 다시 육지의 평야에 닿고, 배가 새로운 해안가에 좌초되었을 때, 남자는 처음으로 오랫동안 고개를 들었다. 태양이 떠올랐다. 그들은 그 모습을 함께 바라봤다.

지평선에 금빛이 퍼져나가는 도시가 있었다.

“이곳이 저희가 헤어질 곳입니다.” 카인이 말했다. “저는 오늘 태양의 도시로 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곳으로 가야합니다.”

“제가 무엇을 해야합니까?” 남자가 물었다.

“당신은 당신의 가족을 위해 울었지요.” 카인이 말했다. “그들을 편히 쉬게 두십시오. 그들의 영예가 담긴 성지를 지으십시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찾으십시오. 당신이 당신의 마을을 치료하지 않았던 만큼 다른 사람을 치유하십시오. 그리하여 당신은 속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겠나이다.” 남자가 말했다.

남자는 도시를 향해 걸어갔다. 카인은 그의 형체가 작아져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태초에

카인의 후손들이 땅 밑에서 그에게 왔다. 그들은 여러 가지를 그에게 속삭였다. 비밀. 예언. 오랜 시간동안, 그는 그걸 무시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듣기 시작했다.

몇 날이 지나고 그의 후손들이 조용히, 그를 파내어 그를 해방시키기 위해 왔다. 많은 위대한 잊힌 아이들이 왔다. 첫째, 고귀한 골렘까지도.

그가 이전 삶의 돌무더기 사이를 조심스레 걸을 때, 그는 자신의 인간 가족들이 죽은 지 오래 되었다는 걸 알아냈다. 그의 도시는 놋의 방랑하는 땅 위의 황무지와 무성한 초목들에 삼켜진 채 사라져 잔해만이 남았다.

잊힌 아이들은 카인에게 따라가야 할 길을 말해주었다. 그는 들었다.

그는 자신의 저주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한 모든 방법을 찾을 때까지 세상을 방황할 것이다. 그를 위한 평화가 아직도 존재한다면, 그렇게 그는 평화를 찾을 것이다.

카인은 길을 따라갔다. 방랑벽을 끌어안고. 더 넓은 세상으로 걸음을 옮기며.


현재

블루버드는 그림자 상점을 나왔다. 눈이 커지고 고개를 높이 든 채였다. 유리 속 무궁무진한 기억은 블루버드의 코트에 들어가 있었다.

블루버드는 다른 세상으로 가는 길을 열고, 한 걸음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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